월경은 여성의 생식 건강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과정이다. 그러나 출혈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는 경우, 단순한 체질적 특성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실제로 '월경과다'는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 자궁 내부의 기질적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또한 월경과다는 피로감, 두통, 집중력 저하 같은 전신 증상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만성 빈혈이나 심혈관계 부담 등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산부인과 전문의 박효경 원장(동백행복한산부인과)의 설명을 바탕으로, 월경과다의 기준부터 합병증, 원인 질환, 그리고 대응 전략까지 폭넓게 살펴본다.

q. 월경과다는 의학적으로 어떤 상태를 말하나요?
'월경과다'는 한 생리 주기 동안 80ml 이상의 혈액이 배출되거나, 생리 기간이 7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생리량이 많은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여성의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인과적 이상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출혈 원인이 없는데도 빈혈이 있다면, 월경과다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징후로는 밤에 자는 동안 생리대가 젖어 교체해야 하거나 낮에 생리량이 많아 자주 새는 경우, 2~3시간 만에 생리대가 흠뻑 젖는 경우 등이 해당됩니다.

q. 월경과다는 주로 어떤 사람에게 잘 나타날 수 있나요?
월경을 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흔히 폐경 전 40~50대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생리를 시작한 청소년부터 가임기 여성, 폐경 전 여성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q. 월경과다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부인과 질환이 있다면요?
월경과다는 다양한 부인과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용종 등이 있습니다. 각각의 질환은 발생 위치나 기전에 따라 월경량이나 통증의 양상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특히 자궁내막에 가까운 위치에 있을 경우 월경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근육층으로 침투한 상태로, 월경과다와 함께 심한 생리통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궁내막용종은 내막에 생긴 혹으로, 생리량 증가나 생리 기간이 길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갑상선 질환과 같은 내분비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생리주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기능이 저하되면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과다 출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월경과다가 자궁내막암 등 악성 질환의 징후일 수도 있나요?
자궁내막암 등 악성 질환에서 부정출혈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생리 주기와 악성질환으로 인한 부정출혈이 겹친 경우에는 월경과다로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월경과다가 있을 때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악성질환 여부를 감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월경과다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나요?
가장 먼저 나타나는 대표적 문제는 '만성 철결핍성 빈혈'입니다. 빈혈이 심해지면 혈액 내 산소 운반 능력이 저하됩니다. 우리 몸은 산소가 부족해지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장이 더 빠르게, 더 세게 펌프질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심박수가 증가하고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좌심실 비대, 심부전 등 심장 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뇌 역시 산소에 매우 민감한 기관입니다. 혈액 내 산소 공급이 부족하면 뇌 혈류가 감소해 집중력 저하, 두통, 어지럼증이 자주 나타날 수 있고, 심할 경우 실신이나 인지 기능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기저 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산소 부족이 뇌졸중 등 심각한 뇌혈관계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피부 창백,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 손발 저림, 운동 시 호흡곤란, 면역력 저하 등 전신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으며, 청소년이나 가임기 여성의 경우 학습능력 저하, 업무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문제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q. 월경과다가 의심되면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월경과다가 의심될 경우, 먼저 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용종 등 기질적 원인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와 함께 혈액 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확인해 호르몬 불균형 여부를 평가하게 됩니다.

또한,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껍거나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통해 자궁내막 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q.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약물치료만으로 조절이 가능한가요?
월경과다는 약물치료, 자궁 내 장치 등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궁내막에 근접한 자궁근종으로 인한 월경과다는 결국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월경과다가 갑상선 질환으로 인한 경우에는, 갑상선 질환을 치료하면 월경과다도 호전됩니다.

q. 월경과다를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이 있을까요?
월경과다는 호르몬 상태와도 관련됩니다.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은 호르몬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 관리 또한 중요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생활 관리만으로도 경미한 월경과다 증상은 호전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산부인과 방문을 통해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의 기질적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자궁 건강 상태를 인지하고 있다면, 월경과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