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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고 싶다면 사랑하세요" 호르몬 힘으로 바꾸는 건강 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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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음에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던 주인공이 1년간의 여행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 여행에서 그녀는 마음껏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며 잃어버렸던 행복을 되찾는다.

그렇다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할 때' 우리 몸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에 행복을 느끼게 되는 걸까? 내분비내과 유지희 교수(중앙대학교 광명병원)는 "이러한 행동들은 각각 특정 호르몬의 분비를 유도하고, 이 호르몬들이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느끼는 행복의 배경에는 어떤 호르몬이 있을까? 그리고 그 호르몬은 어떤 역할을 할까? 유지희 교수와 함께 그 비밀을 들여다본다.

스트레스부터 혈당까지, 호르몬의 주 역할은 '항상성 유지'
사람의 몸속에는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 200가지 이상의 호르몬이나 호르몬 유사 물질이 존재한다. 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일종의 화학물질로 호르몬마다 특정하게 작용하는 기관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유지희 교수는 "호르몬은 워낙 종류가 많아서 그 기능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공통적인 역할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외부 자극에 의해 인체 내 여러 환경이 변해도 생명을 위한 내부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일정한 상태를 유지해 주는 것이다.

유 교수는 호르몬이 항상성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예로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 에너지 대사, 혈당 관리 등을 꼽았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인체가 스트레스 상황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 "음식을 먹으면 필요한 기관으로 에너지를 보내주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고, 당을 필요로 하는 장기에 지체 없이 보내줄 수 있도록 글루카곤이 분비돼 혈액 속에 늘 일정한 양의 당을 유지해 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할 때' 나오는 호르몬의 다양한 효과
1) 먹을 때 나오는 호르몬이 주는 3가지 효과 – 행복 · 포만감 · 건강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몸에서는 다양한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중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직접적인 행복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는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이 있다. 유지희 교수는 "세로토닌은 실제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우울증 약제로 사용되고 있는 호르몬으로, 체내에 세로토닌 농도가 유지되면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을 먹을 때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은 glp-1과 렙틴이다. 유 교수는 "glp-1은 음식물이 소장을 거쳐갈 때 나오는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혈당 상태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슐린은 원래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분비된다기보다 우리가 섭취한 당을 몸속의 장기 중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이라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뇌로도 당을 보내게 되는데, 뇌로 당이 충분히 전달이 되고 glp-1을 통해 위 속의 음식물 배출이 지연되면 위가 가득 차서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면 포만감이 식욕저하를 유발하고 다시 체중 감소로 이어져 체중 조절을 목표한 사람에게는 음식만큼이나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유 교수는 glp-1의 기능 중에는 항염증 작용도 있어서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 죽상경화증을 예방할 수 있고, 이는 심혈관 및 신장, 신경을 보호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렙틴 역시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이다. 유지희 교수는 "렙틴은 식사를 할 때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지방조직의 양이 많아졌을 때 분비돼서 시상하부를 통해 식욕을 억제하고, 더 이상 체중이 늘지 않게 하는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2)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은 '텔로머레이스'를 활성화해 저속노화 유도
텔로머라아제라고도 불리는 '텔로머레이스(telomerase)' 효소가 활성화되면 인체의 '생명시계'로 알려진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텔로미어는 세포의 염색체 끝에 매달려서 염색체의 손상을 방지해 주는데, 세포가 한번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고 텔로미어의 길이가 아주 짧아지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죽게 된다.

해외에서는 텔로미어의 길이와 텔로머레이스 효소가 노화와 장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 왔다. 이 중 명상과 요가가 텔로머레이스를 활성화한다는 연구는 여러 논문을 통해 발표됐다. 202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소개된 논문에서는 오랜 시간 명상을 해온 사람들의 경우 나이가 혈액세포의 텔로미어 길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명상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을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3) 사랑할 때 나오는 '옥시토신'은 스트레스 완화와 내장지방 감소 효과까지
'사랑 호르몬'으로도 불리는 옥시토신은 애인, 가족, 반려동물 등 긴밀한 유대감을 지닌 존재들과 스킨십을 할 때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일본의 지치(自治) 의과대학 유코 매지마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옥시토신을 체내에 투여했을 때 내장지방이 감소하고, 고혈당과 지방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시토신 분비가 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줄어 인슐린 저항성 감소로 이어진다.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할수록 대사증후군과 당뇨병의 위험이 줄어들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드는 과정에서는 염증반응이 줄고 통증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거꾸로 식사법' 활용, 꼭꼭 씹어 먹기… glp-1, 렙틴 기능 활성화 도움
glp-1 호르몬의 기능을 최적화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아침식사를 하면 glp-1이 일찍 분비돼 혈당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유리하다. 또한 식사를 할 때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먹는, 일명 '거꾸로 식사법'도 glp-1의 기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유지희 교수는 "위를 깔때기라고 가정했을 때 채소, 육류, 곡류의 순서로 먹으면 깔때기의 가장 윗부분에 위치하게 되는 탄수화물(곡류, 과일, 단순당)의 흡수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더라도 고혈당에 노출되는 정도, 즉 혈당 스파이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식초의 아세트산이나 버터의 부티르산 같은 단쇄지방산을 함께 섭취하면 혈당을 급상승시키는 음식의 분해속도를 늦출 수 있다.

포만감을 느끼게 해서 식욕을 줄여주는 렙틴은 식사 시작 20분 후부터 분비되기 때문에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습관이 체중 유지 또는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수면 부족 시 식욕저하 호르몬인 렙틴이 감소하고 식욕 증가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건강은 물론 식욕 조절을 위해서도 충분한 수면이 필수적이다.

중강도 운동, 텔로머레이스 효소 활동↑… 스킨십 자주 하면 옥시토신 분비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인체의 항산화 능력을 떨어뜨리고 코르티솔 수치를 늘려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산화스트레스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원인 중 하나로 명상이나 요가와 같은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텔로머레이스를 활성화함으로써 텔로미어의 길이가 줄어드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유지희 교수는 명상과 요가 외에 텔로머레이스 효소의 활동에 도움이 되는 행동으로 "땀이 날 정도의 중강도 운동과 지중해식 식단 같은 일반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이 도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옥시토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가족과 연인, 친구들에게 애정 표현을 자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옥시토신은 친밀한 존재와 포옹을 하거나 손잡기, 쓰다듬기, 또 아기에게 수유를 할 때도 분비된다. 봉사활동과 같은 선행이나 친절함을 베푸는 행위가 옥시토신 방출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 교수는 우리가 사랑할 때나 착한 일을 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에는 옥시토신 외에 세로토닌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교수는 이 밖에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활동으로 앞서 언급한 '땀이 날 정도의 중강도로 30분 정도 운동하기'를 꼽았다. 유 교수는 이 중강도의 운동이 "엔도르핀,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카테콜아민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우울감 완화, 스트레스 감소, 기분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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